"더 골드"와 박지원의 "황금대기"
조금은 생소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앤소니 헤이스 감독의 "골드"는 연암 박지원의 "황금대기"와 스토리가 판박이다. 도둑놈 셋이 무덤을 도굴해 많은 황금을 훔쳤다. 축배를 들기로 해서, 한 놈이 술을 사러 갔다.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. 혼자 다 차지할 속셈이었다. 그가 도착하자 두 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나 그를 죽였다. 그새 둘이 황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.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. 황금은 지나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.
앞의 내용에서 살펴보았듯이 앤소니 헤이스 감독이 연암 박지원 선생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.
지금으로부터 가까운 미래, 도시를 떠나 일자리를 찾으러 가는 한 남자와 그를 안내할 또 다른 남자가 사막으로 향한다. 그런데 그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일까? 두 남자는 황량한 사막을 걷다 우연히 땅속에 박혀있는 금덩이를 발견한다. 둘은 힘을 합쳐 금을 빼내려 하지만 땅 위로 솟아있는 금은 빙산의 일각일 뿐, 땅 속에 묻혀있는 금덩이는 그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. 맨 손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중장비가 있어야 금을 캐고 옮길 수 있다고 결론짓고 중장비를 구해 오자고 합의한다. 그러나 둘이 같이 움직이면 남아있는 금이 없어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한 사람은 금덩이를 지키기로 한다. 다른 한 사람은 장비를 구하러 떠나고 남은 사람은 금을 지키며 행복한 꿈에 부푼다. 하지만 행복해야 할 그에게 많은 시련이 닥치게 된다.
뜨거운 사막의 태양에 몸은 타들어가고, 그를 호시탐탐 노리며 다가오는 무자비한 들개들과 독벌레들, 그런데 환각일까? 우연히 지나가던 여인이 호의를 베풀며 도와주겠다고 한다. 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못 믿고 죽여버린다. 지치고 불안한 그는 장비를 구하러 간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문제가 생겨 늦을 거라는 불평만 듣게 된다. 야속하게도 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. 결국 그는 공황 상태에 빠지며 자포자기하게 된다. 하지만 금덩이만은 포기할 수 없었는지 꼭 끌어안은 채 들개들에게 산채로 잡아먹히게 된다.
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한 남자, 그는 장비를 구하러 간 사람이었다. 문제가 생겨 늦는다던 사람이 일찌감치 돌아와 그가 죽을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. 장비를 구해 돌아온 그는 애초부터 둘이 나눌 생각이 없었다. 남자는 금을 캐내고 흐뭇해 하지만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오고 그 또한 죽게 된다. 아이러니하게도 금은 죽은 여자의 언니가 차지하게 된다.
조금만 더, 아니 나 혼자만.... 인간의 탐욕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. 감독은 직설적으로 묻고 있는 듯하다.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겠냐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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